을목론(乙木論)
【原文】乙木雖柔。刲羊解牛。懷丁抱丙。跨鳳乘猴。虛溼之地。騎馬亦憂。藤蘿繫甲。可春可秋。
을목(乙木)은 비록 유연하지만 양을 가르고 소를 잡는다. 정화(丁火)를 품고 병화(丙火)를 포용하게 되면 봉황을 타넘고 원숭이를 탈 수가 있다. 약하고 습한 땅에는 말을 타도 또한 근심이나 등라계갑(藤蘿繫甲)이 되면 봄도 좋고 가을이라도 좋다.
【原注】乙木者。生於春如桃李。夏如禾稼。秋如桐柱。冬如奇芭。坐丑未能制柔土。如刲宰羊。解割牛然。只要有一丙丁。則雖生申酉之月。亦不畏之。生於子月。而又壬癸發透者。則雖坐午。亦難發生。故益知坐丑未月之爲美。甲與寅字多見。弟從兄義。譬之藤蘿附喬木。不畏斫伐也。
봄에 태어난 을목(乙木)은 도리과(桃李科)와 같으며 여름에 태어난 을목(乙木)은 화가(禾稼)와 같고 가을에 태어난 을목(乙木)은 동주(桐柱)와 같으며 겨울에 태어난 을목(乙木)은 기이한 파초(芭蕉)와 같다. 을목(乙木)이 축토(丑土)와 미토(未土)에 앉으면 능히 부드러운 토(土)를 제(制)할 수가 있으니 과연 양을 갈라 다스릴 수 있고 소를 쪼개 해부할 수가 있는 것이다. 비록 을목(乙木)이 신유(申酉)월에 태어났다고 하더라도 천간에 한 개의 병정(丙丁)화가 있다면 두려움이 없는 것이다. 을목(乙木)이 자월(子月)에 태어나고 천간에 임계(壬癸)수가 투출(透出)하여 발달(發達)이 된 사람은 비록 오화(午火)에 앉아 있다고 하더라도 역시 번성(蕃盛)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축월(丑月)과 미월(未月)에 앉아 있는 을목(乙木)은 아름답다는 것을 알 수가 있겠다. 갑목(甲木)과 인목(寅木)의 무리를 많이 보게 되면 동생이 따르고 형은 의리가 있는 것이니 비유하건대 등라(藤蘿)가 된 을목(乙木)은 높은 교목(喬木)에 의지하므로 벌목(伐木)에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다.
<구문 풀이>
▶ 을목(乙木)은 비록 유연하지만 양을 가르고 소를 잡는다.
을목(乙木)은 연약하지만 미토(未土)나 축토(丑土)를 능히 분해하여 뿌리를 내릴 수가 있는 것입니다. 축월(丑月)과 미월(未月)에 태어났거나 혹은 을미(乙未)일과 을축(乙丑)일에 태어난 것을 두고 말하는 것인데 이것을 “양을 가르고 소를 잡는다”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 정화(丁火)를 품고 병화(丙火)를 포용(包容)하게 되면 봉황(鳳凰)을 타넘고 원숭이를 탈 수가 있다.
을목(乙木)은 연약하므로 금(金)을 두려워하는데 천간에 병정(丙丁)화를 만나게 되면 지지가 금(金)이라도 두려워하지 않게 됩니다. 이것은 을목(乙木)이 신월(申月)과 유월(酉月)에 태어났거나 혹은 을유(乙酉)일에 태어난 것을 말하는데 여기서는 이러한 뜻을 “봉황(酉)을 타넘고 원숭이(申)를 탄다” 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 약하고 습한 땅에는 말을 타도 또한 근심이나 등라계갑(藤蘿繫甲)이 되면 봄도 좋고 가을이라도 좋다.
을목(乙木)이 자월(子月)에 태어나고 천간에 임계(壬癸)수가 투출(透出)하여 발달(發達)이 된 사람은 비록 오화(午火)에 앉아 있다고 하더라도 역시 번성(蕃盛)하기 어렵다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을목(乙木)은 태생적으로 뿌리가 약하고 지반이 견고(堅固)하지 못하기 때문인데 흙이 약하고 물이 많게 되면 오화(午火)라는 말을 타더라도 지반(地盤)을 잃을 염려가 큰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갑목(甲木)이나 인목(寅木)이 있어 등라(藤蘿)하게 되면 오히려 뿌리가 깊은 것으로 봄이던 가을이던 때를 가리지 않고 잘 성장할 수가 있다는 것이 됩니다.
▶ 봄에 태어난 을목(乙木)은 도리과(桃李科)와 같으며 여름에 태어난 을목(乙木)은 화가(禾稼)와 같고 가을에 태어난 을목(乙木)은 동주(桐柱)와 같으며 겨울에 태어난 을목(乙木)은 기이한 파초(芭蕉)와 같다.
을목(乙木)은 지엽(枝葉)이 있는 수목(樹木)입니다. 을목(乙木)은 유목(幼木)이고 화초(花草)이므로 을목(乙木)은 때에 따라 원(願)하는 것이 각각(各各) 다르게 나타납니다. 예(例)를 들면 봄에는 도리과(桃李科)에 속한 식물인데 복숭아와 자두와 같은 식물을 말하고 여름에는 화가(禾稼)에 속한 식물이 되는데 벼과에 속한 곡식을 두고 말하는 것입니다. 가을에는 오동과(梧桐科)이고 교목(喬木)이라서 열매를 맺는 크고 웅장한 식물(植物)이 되고 겨울에는 진기한 꽃으로 한란(寒蘭)과 같은 원과식물(苑科植物)로 보면 됩니다. 갑목(甲木)은 생목(生木)과 사목(死木)의 구분이 있겠지만 을목(乙木)은 갑목(甲木)과 달라서 계절에 따라서 원(願)하는 것이 다르게 나타납니다. 그러니까 을목(乙木)이 봄에 태어나게 되면 복숭아나무의 특성을 지니게 되므로 도리과(桃李科) 나무의 성질을 본받아 성장환경을 조성해 주면 됩니다. 을목(乙木)이 여름에 태어나게 되면 이삭처럼 곡식이 익고 여무는 도리(道理)에 따라 성장환경을 조성해 주면 되는 것입니다. 을목(乙木)이 가을에 태어나게 되면 교목(喬木)의 성질에 맞게 열매 맺고 수렴하는 도리(道理)에 따라 성장환경을 조성해 주고 겨울에 태어나게 되면 한란(寒蘭)이나 매화(梅花)와 같은 진기한 성질을 지닌 도리(道理)에 따라 주변 환경을 조성해 주면 좋은 것입니다. 이것은 사람으로 비유하자면 을목(乙木)은 가을태생의 성품(性品)이 다르고 겨울태생의 성품(性品)이 다르다는 것으로 가을에 태어난 을목(乙木)은 오동나무와 같은 기질(氣質)을 지닌 것이고 겨울에 태어난 을목(乙木)은 한란(寒蘭)같은 기이한 기질(氣質)을 지닌 것으로 보고 성품을 말하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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